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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주:: 글

주말을 알차게 보내는것 요즘 신랑과 나는 심각한 퇴사병에 걸려있다. 재미없다. 일하기 싫다. 등등 갖은 이유과 핑계가 끝이 없다. 하여 요즘 우리가 가장 맣이 내뱉는 말은 "회가 가기 싫어", "출근하기 싫어" 인것 같다. 회사를 그만두면 뭘 할꺼냐는 주변사람들의 질문에 아주 당당하게 "지방에 가서 빌어 먹지 않을 만큼 손님이 오는 카페를 하고싶어" 라고 답한다. 누가 봐도 우리는 퇴사와 사업을 쉽게 본다. 누가 봐도 금방 빚더미에 올라 앉게 생긴 둘이다. 그럼에도 퇴사와 카페에 대한 생각을 놓지 못하는 것을 보면 회사 다니기가 싫긴 싫은가 보다. 주말에 바리스타 교육을 들어보자, 혹은 플로리스트 수업을 들어보자, 뭔가 생산적인 일을 해보자 종종 말하지만 정작 무언가를 해본적이 없는 우리다. 그래도 오늘은 간만에 일찍 일어나서.. 더보기
연연을 만나기는 하늘의 별따기 최근 가까운 친구녀석이 연애시작을 알려왔다. 너무 기쁜 일이었고 나는 축하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다만 늘 그래왔듯이 연애의 시작에 앞선 고민들이 시작 되었다. 이런 저런 고민을 듣고 내선에서의 조언을, 그리고 내 주변인에게도 친구의 상황을 말하고 그의 고민들에 대한 해답을 얻어보려 노력했다. 답을 얻으려 질문을 하면 할수록 뭔가 순서가 잘못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질문과 고민은 사실 친구가 상대방과 좋은 관계를 맺고 좋은 사랑을 이어 갈수 있을까에 대한 것이 아니라. 이사람과 결혼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었던 것이다.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하는걸까? 결혼 할 사람중에 좋아하는 사람을 찾는 걸까? 나이가 들어갈 수록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 보다 더 힘든 것은 결혼할 사람을 만나는 것.. 더보기
영향을 주고, 받는다는 것 얼마전 누군가의 삶에 영향을 주고 받는것에 대해 잠시 생각했었다. 물론 이 생각의 끝은 그리 좋지 않았다.당신에게 전 여자친구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받았는지 물어본것이 실수였다. 전 사람에 대해 이야기 하는것을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기어코 당신이 그 사람에게 어떤영향을 받았는지 알아내야겠다는 생각에 열심히 질문을 던졌다. 당신은 마지못해 나의 질문 몇개에 대답을 했다. 그녀의 취미는 여행이었다. 당신은 집돌이 스타일이지만 그녀의 영향으로 여행을 많이 다녔다고 말했다. 이 시점에서 굉장히 뜬금없게도 나는 "해외 여행도 갔어?" 라고 되물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도 그 질문이 그 시점에서 왜 나왔는지 알수가 없다. 신랑은 나의 모든 질문에 굉히 덤덤하게 읽고있는 책에서 눈을 떼지 않고 대답했다. "응 .. 더보기
울지 마오, 부쩍 청이가 많이 운다. 한동안 '자주 운다'라고 했는데 이제는 '많이' 라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 벌써 청이와 함께한지 십여년이 지났다. 잠시 다른 분에게 분양을 보냈지만 청이와 나의 연이 길었던지 청이는 다시 내게로 돌아왔다. 그러고 보니 청이는 나의 어리고 즐겁고 철없던 모든 시간을 함께 했었다. 손바닥 위에 올라갈 만큼 작았던 너였는데, 야옹 하는 작은 소리로 울던 너였는데, 이제는.. 결혼을 하고 이사를 와서 청이는 부쩍 자주 울었다. 처음에는 새로운 환경, 낮선 사람 때문인가 했었다. 일년이 지났고, 청이를 너무 이뻐하는 서방, 서방을 너무 잘 따르는 청이가 되었지만 어쩐지 우는 것은 줄지가 않았다. 십수년을 함께 살았지만 아직도 나는 청이 울음의 십분에 일도 알아 듣지는 못하는것 같다.(그.. 더보기
스트레스 과잉 최근에 언니와의 긴 통화에서 발견한 사실 한가지가 있다. "너는 누가 봐도 딱히 스트레스 받을게 없는데 왜이렇게 스트레스를 많이 받냐?"라는 언니의 물음에 대한 답변을 곰곰히 생각해보니, 나는 내가 지금 갖고있는 "역할"에 마땅한 의무감에 시달리는 것이라는 결론이 났다. 스스로 짊어 진 역할의 무게... 학생 떄는 공부를 잘해야 한다는 압박을 스스로에게 주었다. 돌이켜 보니 부모님도 내게 공부하라고 크게 잔소리를 하신적이 없었다. 헌데 공부 잘하는 언니 밑에서 나는 스스로를 한없이 작게 생각한것 같다. 문제는 역할에 압박을 받고 목표를 갖고 무엇인가 주체적으로 했으면 좋았을 것을 나는 압박을 받는 형태도 굉장히 수동적이고, 소심했다. 예를 들어 미술대회에 나가면서 '그림을 잘 그려서 상을 받아야지!' 가.. 더보기
주제 배틀 서방과 블로그 활성화를 위해 아니 블로그는 부차적이고, 티비좀 고만보고 생각도 하고 책도 보고 그림도 그리자라는 취지로 주제 배틀을 하기로 했다. 아주 요상한 이름의 블로그를 서방이 개설했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뭐 이런 비스스스슷한 이름이었다만 개인적으로 맘에 들지않는다. 주제를 하나 정해서 서방은 논문들을 읽고 주제에 대한 포스팅을 하기로 했고, 나는 주제에 관련된 에세이, 소설, 그림, 시 등 을 포스팅 하기로 했다. 우리의 첫 주제는!!! "털" 진짜 생각나는 대로 말한건데 서방이 흥쾌히 승락을 했다. 생각을 놓지 말자 털 털 털 털 더보기
당신을 위한 책 짧은 주말을 뒤로하고 찾아온 월요일에 나는 반차를 냈다. 뒤늦게 운전면허를 따겠다고 삼주...아니 근 두달간 가슴이 콩알만해져 있던 나였다. 월요일 오전 반찬에 나는 드디어 면허를 땄다. 시동을 걸고 브레이크에 올려둔 발을 서서히 들어올릴 때에 내 발은 '덜 덜 덜'이라고 명확하게 말을 했다. 턱걸이로 겨우 합격을 받고 남는 시간을 보내기 위해 서점엘 왔다가 한강 시집을 발견했다. 한강이 몽고반점을 냈을 때 부터 그의 반쯤 가라 앉은, 눅눅한, 가슴팍이 체한듯한 문체가 좋았는데 상도 타고 하니 참 신기했던 터에 그의 소설이 아닌 시는 어떤가... 손길이 갔다. 한강 시집을 집어 들며 문득 m이 생각났다. 그도 참 한강의 문체와 닮지 않았던가.... 나를 위한 책이 아닌 당신을 위해 이 .. 더보기
2016년 7월 14일 "언니 난... 나를 변화 시키는 사람을 만나고 싶어요."오랜만에 만난 Y가 말했다. "처음 난 그 누구에게 맞추는 것 같아... 헌데 시간이 지나고 뒤를 돌아보면 나는 원점이야. 변한 것이 하나도 없어. 그리고 다시 가만히 살펴보면 지난 그 사람은 나와 하고 있던 걸 다른 사람과 함께 하고 있더라" 어제의 나는 과할 정도로 많은 것에 의미를 부여한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에 만난 Y와 툭툭 무언가 던지고 주거니 받거니 사는 이야기를 했다. 벌써 인도에서 Y를 만난지 6년이 되었다. 하루는 늦게 가지만 일주일이 빨리가는 기현상을 느끼는 나이가 되었음을 '까르르'하고 가벼운 웃음 소리에 흘려보냈지만 마음 한 구석은 쓰려왔다. 10시가 조금 넘는 늦지도 이르지도 않은 시간에 헤어졌다. 양갈비는 .. 더보기
작은 어머니를 닮은 여자 C 로마 숙소에서 만난 C의 첫 인상은 굉장히 선명했다. 목소리도 선명했고, 생김새도 그러했다. 먼저 한 방을 같이 쓰고있던 A와 그녀의 말이 너무도 선명하게 들려와 가르치는 직업군일 것 같다는 이야기를 잠시 했다. 그녀는 나의 작은 어머니와 묘하게 닮아 있었다. 늘상 신나보이고 화통하신 작은 어머니를 작게 줄여놓은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볼 수록 그녀는 첫 인상과 달리 매우 지쳐있는 어른이었다. 선명했던 목소리와 인상은 그녀 스스로 엄청난 힘을 쏟아내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그녀는 일본에서 몇 년간 석사 공부를 마치고 한국에선 얼마전까지 통역일을 하다가 건강이 안좋아져 수술을 하고 잠시 여행을 왔다고 했다. 작은 혹을 떼어 내는 일이었다지만 작고 가늘어진 자신의 몸을 스스로도 불쌍해 하는 것을 보니 몸도 .. 더보기
2008.3.21 아직도 우리 집은 웃풍이 불어온다. 어머니가 보내주신 [금 매트 전기장판]의 기계적 온기에 기대어 보아도 뼛속까지 시린 이 외로움을...이 봄을 달래볼 길은 없다. 멍 하니 모니터 앞에 앉아 시린 손을 부여잡고 여기 저기 흘러 다녀 보아도, 불법으로 영화를 다운받아 혼자 멍하기 보아도, 과제로 글을 써도, 싸이질을 해도 이 외로움은 어지간히 기운 센 어린애 마냥 생 떼 쓰고, 꼬장 부리고 울고불고 난리도 아니다. 무엇으로 어르고 달래야 하는 것인지 애를 싫어하는 나는 더더욱 난감할 뿐이다. 사탕을 쥐어주랴? 소세지를 사주랴? 20살 나는 올망졸망 수줍게 피어올라 귀엽게 꽃망울을 연 사랑스런 여인이 되고팠것만 이른 봄의 땅땅하고 한기서린 땅에서 툭-하고, 붉어져 나올 냉이보다 더 퍽퍽한 삶은 계란마냥 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