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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주:: 글

당신을 위한 책

짧은 주말을 뒤로하고 찾아온 월요일에 나는 반차를 냈다. 뒤늦게 운전면허를 따겠다고 삼주...아니 근 두달간 가슴이 콩알만해져 있던 나였다. 월요일 오전 반찬에 나는 드디어 면허를 땄다. 시동을 걸고 브레이크에 올려둔 발을 서서히 들어올릴 때에 내 발은 '덜 덜 덜'이라고 명확하게 말을 했다.

턱걸이로 겨우 합격을 받고 남는 시간을 보내기 위해 서점엘 왔다가 한강 시집을 발견했다. 한강이 몽고반점을 냈을 때 부터 그의 반쯤 가라 앉은, 눅눅한, 가슴팍이 체한듯한 문체가 좋았는데 상도 타고 하니 참 신기했던 터에 그의 소설이 아닌 시는 어떤가... 손길이 갔다. 한강 시집을 집어 들며 문득 m이 생각났다. 그도 참 한강의 문체와 닮지 않았던가....

나를 위한 책이 아닌 당신을 위해 이 책을 사야겠다고 생각했다. 함께 면허를 따자고 방방거렸던 우리였는데 바쁜 당신은 함께하지 못하고 나 먼저 면허를 딴 것이 못내 미안했다.

조만간 만나 책을 주어야지 (주기 전까지 몇 장 읽어도 될지...)

시집 중 이런 시가 있었다.

왜그래? 가 아니라 괜찮다.




안괜찮은데 괜찮냐고 물으면 화가 난다던 h가 생각났다. 근데 괜찮다 괜찮다 최면이라도 걸지 않으면 참 살기 힘든 시대가 아니냐?
그러니 괜찮다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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