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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주:: 글

2016년 7월 14일

"언니 난... 나를 변화 시키는 사람을 만나고 싶어요."

오랜만에 만난 Y가 말했다.


"처음 난 그 누구에게 맞추는 것 같아... 헌데 시간이 지나고 뒤를 돌아보면 나는 원점이야. 변한 것이 하나도 없어. 그리고 다시 가만히 살펴보면 지난 그 사람은 나와 하고 있던 걸 다른 사람과 함께 하고 있더라"



어제의 나는 과할 정도로 많은 것에 의미를 부여한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에 만난 Y와 툭툭 무언가 던지고 주거니 받거니 사는 이야기를 했다.

벌써 인도에서 Y를 만난지 6년이 되었다.

하루는 늦게 가지만 일주일이 빨리가는 기현상을 느끼는 나이가 되었음을 '까르르'하고 가벼운 웃음 소리에 흘려보냈지만 마음 한 구석은 쓰려왔다.


10시가 조금 넘는 늦지도 이르지도 않은 시간에 헤어졌다.

양갈비는 맛이 좋았고, 터키 아재들은 친절했다.


집에와 '난 늘 원점이었구나' 라는 생각을 하니 한없이 스스로가 고집쟁이가 된 것 같았다.

그것을 '한결같음' 이라는 말로 포장하고 싶은 욕구가 마구 차오르지만 그렇지 않기로 했다.

내가 아는 나는 '게으름'에 가깝기에...



어제 잠자기 전 서방에게 물었다.

"서방 나를 처음 봤을 때 나를 막 챙겨줘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


서방은 당황한 듯 아니라고 몸서리쳤다.


나는 사실 일도 잘 못하고, 어리버리하고, 헛점 투성이고, 제대로 하는 것이 하나도 없고, 싹싹하지도 않고,

헌데 사람들이 아주 싫어하지도 않고 나름 챙겨주는걸 봐선

나만의 그런 어떤 무언가가 있는 것은 아닌가? 실오라기 같은 희망으로 물었던 질문인 것을

서방은 몸서리를 쳤다. 그 또한 웃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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