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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주:: 글

스트레스 과잉



최근에 언니와의 긴 통화에서 발견한 사실 한가지가 있다. 

"너는 누가 봐도 딱히 스트레스 받을게 없는데 왜이렇게 스트레스를 많이 받냐?"

라는 언니의 물음에 대한 답변을 곰곰히 생각해보니, 나는 내가 지금 갖고있는 "역할"에 마땅한 의무감에 시달리는 것이라는 결론이 났다. 


스스로 짊어 진 역할의 무게...


학생 떄는 공부를 잘해야 한다는 압박을 스스로에게 주었다. 

돌이켜 보니 부모님도 내게 공부하라고 크게 잔소리를 하신적이 없었다. 

헌데 공부 잘하는 언니 밑에서 나는 스스로를 한없이 작게 생각한것 같다.


문제는 역할에 압박을 받고 목표를 갖고 무엇인가 주체적으로 했으면 좋았을 것을 나는 압박을 받는 형태도 굉장히 수동적이고, 소심했다. 


예를 들어 미술대회에 나가면서 

'그림을 잘 그려서 상을 받아야지!' 가 아니라 '아...상을 못받으면 어쩌지...' 

라는 식이었다. 

돌이켜보면.... 늘 그랬다. 



적극적으로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서 늘 걱정을 했다. 


지금도 나는 나의 달라진 역할에 대한 압박을 인생 최고조로 받는 중이다. 


결혼을 했다는 사실 하나로 나는 나에게 "어른"이라는 역할을 부여했고, 결혼한 딸로서 고생하시는 부모님을 어떻게 챙겨야 하는가 에 대한 압박을, 시부모님께 좋은 며느리로 압박을 주고있다. 

하여 요즘의 나는 속쓰림을 달고산다. 




다들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왜그러냐고 한다. 


고칠수 있었다면 내 얼굴이 이렇게 검게 될때까지 스스로를 방치하지는 않았을 텐데... 라는 생각에 이르자 친구하나가 생각이 났다. 


종종 몰래(?) 친구의 블로그에 들어가서 글을 보는데 

무조건적으로 자신이 무슨 말을 하던, 어떤 행동을 하던 그랬구나... 힘들었겠구나... 해줄 자기사람이 필요하다는 글을 보았다. 좋아서 아픈 사람이 어디있냐던 글도 떠오른다. 

힘들어하는 친구의 글을 보면 무언가 당신의 인생을 조언하고 수정해야 할 것 같고, 그만 두라고 해야 할 것 같았는데...

'걱정하는게 니 몸을 망치고 있으니까 걱정을 그만하렴. 그정도 걱정은 걱정도 아니니 스트레스 받지 말아' 따위의 말이 내게 얼마나 위로가 될까 라고 생각해 보면 [그다지 위로가 되지 않는다]


우리의 넋두리는 구원자를 바람일까?

위로를 바람일까?




어제, 저녁부터 밤까지 아프다고 툴툴거리고 당신이 밉다고 어린아이처럼 투정 부렸는데

웃으면서 받아준 서방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그럼에게 풀리지 않는 이 스트레스와 그로인한 아픔은 여전히 내게 난제로 남아있다. 



줌바를 조금더 본격적으로 배우면서 스트레스가 풀리기를 기대해 본다. 





나만큼이나 스트레스가 심한 안타까운 청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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