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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주:: 글

울지 마오,

부쩍 청이가 많이 운다. 

한동안 '자주 운다'라고 했는데 이제는 '많이' 라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 


벌써 청이와 함께한지 십여년이 지났다. 잠시 다른 분에게 분양을 보냈지만 청이와 나의 연이 길었던지 청이는 다시 내게로 돌아왔다. 그러고 보니 청이는 나의 어리고 즐겁고 철없던 모든 시간을 함께 했었다. 손바닥 위에 올라갈 만큼 작았던 너였는데, 야옹 하는 작은 소리로 울던 너였는데, 이제는..


결혼을 하고 이사를 와서 청이는 부쩍 자주 울었다. 

처음에는 새로운 환경, 낮선 사람 때문인가 했었다. 일년이 지났고, 청이를 너무 이뻐하는 서방, 서방을 너무 잘 따르는 청이가 되었지만 어쩐지 우는 것은 줄지가 않았다. 십수년을 함께 살았지만 아직도 나는 청이 울음의 십분에 일도 알아 듣지는 못하는것 같다.(그건 청이도 마찬가지 인듯 하지만) 하여, 부쩍 많이 우는 청이의 설움을 달래줄 길이 없다. 그저 나이가 들어서 일까 라고 생각하는 것은 나 편하자는 것 같고, 병원에서도 별 말이 없어 더욱 답답하다. 


씻기만 해도 울고, 화장실에 앉기만해도 울고, 옷갈아 입으러 가도 울고...

그 많은 세월동안 나이를 거꾸로 먹어버린 걸까? 


오랜만에 컴퓨터를 켜고, 그림을 그리려 펜을 잡았지만 그림은 잘 그려지지 않고, 괜히 자주 우는 청이에 대한 걱정만 늘어놓았다. 


내일은 또다시 출근이구나!! 오지 않는 잠을 억지로 청해야하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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