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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주:: 글

둘도 없이 나약한 벽

쌍차 임시 분향소가 강제 철거 되었다.
답답한 마음을 안고 작업실로 갔다. 지하철을 반대 방향으로 탄다. 이런 것들이 나의 일상에 까지 이렇게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사회와의 깊은 유대감은 처절한 사명감이 아니더라도, 살아가는 시간과 비례해 지는 것 같다.

지난번 마무리 짓지 못했던 작업에 다시 물감을 얹었다. 밝은 작업을 해야한다는 강박에 나도 모르게 흰 물감을 잔뜩 짠다.

석고처럼 바스라질
종이처럼 구겨질

퍼렇게 밑작업을 했던 캔버스에 연필로 벽을 그렸다.
손에 힘이 하나도 없다. 그들도 그들의 보금자리가 헐려나갈때 이런 기분이었겠지? 아니 내가 알 수 없는 수의 곱절만큼 힘들고 나약한 자신의 처지가 한탄스럽고 절박핬겠지.....

그들의 서슬퍼런 눈물처럼
현기증 날 만큼 차가운 지금이
그리고 그 위에 위로태운 우리가 쓸쓸해 지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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