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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주:: 글

끝들





그런 그런 것. 
끝들. 

끝들에서 밀려오는 토악질을 동반한 어지러움. 

무섭다고 울고 있을 수 만은 없는 어두운 방 안에서 셀 수 없을 만큼의 밤. 시체를 부둥켜 안았을 당신. 
그런 끝들. 

신나냄새가 가시질않는 좁은 방에서 시궁창에 반쯤 담긴 자신의 발을 가만히 내려다보는 악몽을 매일 꾸는 당신. 
술냄새 반 땀냄새 반으로 가득 채워져야 잠들수있었던 밤을 보낸고....새벽 문득 그리워진 당신의 자식이 보고싶은데 전화조차할 수 없는...
그래서 오래되어 누래진 잠옷 차림으로 현관에 나와 신발의 흙을 툭툭 털어냈을 당신. 
내 길이 아니란것을 알면서도 그 길 밖으로 나올 용기가 없어 밤마다 꿈에서 그 길에 주저 앉아 울고있을 당신. 호랑이 같은 아이들이 무섭다고 더 아이같이 우는 당신을 내가 위로해 줄 수없었던 밤. 나는 호랑이 같은 울음소리를 내며 잠들었다.
그리고는 꿈에 잘린 호랑이 발이 퀘퀘한 시궁창에 쳐박혀있는 악몽을 꾼다. 
 
우리의 끝들이....찌르면 살이 베이고 피가 스며나올 날카로운 우리의 끝들이 모이면 원이 될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사람. 아니 각의 갯수가 늘어날 수록 원이 된다고 말해준 사람. 키스를 잘하는 사람. 
그 끝들의 정점에서 나를 밀어버릴 사람. 
당신

그런 끝들의 악몽을 
밤마다 느끼는 어지럼증을 
누구나 그러함을. 







2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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